[민중의소리/이태경의 토지와 자유]
– 전세난 완화가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의 첩경
서울을 위시한 수도권의 주택시장이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세난이 극심한데 이 전세난이 전세 가격을 밀어올리고 매매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세 수급의 균형을 맞춰줘야 하는데, 이를 위한 방법이 현재로선 토허 구역의 단계적 해제 밖에 없어 보인다. 재건축 등을 원인으로 하는 이주 수요도 늘어나는 만큼 토허 구역의 단계적 해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전세 공급을 늘려야 한다. 갭투기 우려가 있지만 투자수요가 예민하게 여기는 금리가 올라가는 추세라 토허 구역 해제의 득이 실보단 커 보인다.

매매가격 상승률을 능가한 전세 가격 상승률
25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10월 셋째 주(19일 기준) 누적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8.73%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8.63%)을 0.10%포인트 웃돈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세 가격 상승률(2.17%)과 비교하면 무려 약 4배 수준이다.
경기도 역시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앞질렀다. 경기 아파트 전세 가격은 올해 누적 기준 6.17%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0.90%)보다 상승률이 5.27%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6.01%)보다도 0.16%포인트 높았다.
전셋값 상승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16% 올랐다. 전주(0.18%)보다 상승 폭은 0.02%포인트 축소됐지만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0.13%)을 웃돌았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0.10%)를 제외한 24곳에서 전셋값이 상승했다.
수급이 무너진 게 전세 가격 폭등의 원인
주지하다시피 전세시장은 매매시장과는 달리 투기 수요가 없다. 수급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뜻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951건으로 지난해 같은 날(2만 4759건)보다 15.4% 감소했다. 경기도는 같은 기간 2만 680건에서 1만 2855건으로 무려 37.8% 줄었다. 서울과 경기도의 전세 수급이 워낙 타이트한 마당에 공급이 격감하니 전세 품귀가 극심해지고 전세 가격은 다락같이 치솟을 수밖에 없다.
매물이 격감하니 거래도 주는 건 자연스럽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23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8만 909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만 3780건)보다 무려 28.0% 줄었다. 경기도 역시 17만 861건에서 13만 3695건으로 21.8% 격감했다.

이주 수요까지 폭증할 서울…토허 구역 속히 해제해야
설상가상으로 장래 서울에서 수년에 걸쳐 정비사업(재건축, 재개발) 등으로 인해 5만 가구가량의 대규모 이주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민간연구소의 추정치까지 나온 상황이다. 전세수급이 극도로 꼬일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2027년부터 2029년까지의 3년간 4만6450가구로 멸실 예정 가구 수보다 1799가구 적다.
물론 정부도 공급에 총력을 경주 중이고 인허가 및 착공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3기 신도시를 필두로 한 본격적인 입주가 2028년경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토허 구역의 단계적 해제를 통한 전세 수급 안정 확보가 긴절한 처지다.
10.15조치를 통해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원에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한 바 있다. 갭투자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었는데 성과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갭투자 거래는 9월말 기준으로 25년 10월 37.9%에서 26년 8월 6.1%까지 격감했다.
하지만 그 대가가 전세난이고, 그 전세난이 다시 매매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는 서울 한강벨트를 제외한 지역의 토허 구역 해제를 적극 검토해야 옳다. 금리가 높은 데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갭을 낀 투자는 말처럼 쉽진 않다. 계절이 바뀌면 옷을 갈아입듯 정책환경이 바뀌고 시장을 규율하는 요인들이 변하면 그에 걸맞게 대책을 수정해야 옳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