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시민언론 민들레]
서울 아파트 매물이 8만건에 육박하며 연중 최고 수준으로 쌓였다.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 등으로 매수자들이 관망하면서 거래가 위축된 모습이다. 강남권역은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고 성북구 등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정부는 김포와 하남 등 서울 인접한 경기도에 8만호 가까운 주택을 2030년까지 착공하겠다고 천명했다. 모든 자산의 중력 역할을 하는 금리가 부동산 시장을 누르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요지의 주택공급 소식까지 전해졌다. 시장이 안정세로 전환될지 주목된다.
무섭게 쌓이는 서울 아파트 매물
3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 9919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가장 많았던 지난 3월 21일(8만 80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하반기 저점인 8월 3일(6만 409건)과 비교하면 1만9510건(32.3%) 증가했다.
매물 증가세는 서울 전역에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매물이 늘었다. 성북구가 57.1%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강동구(43.9%), 성동구(42.0%), 마포구(39.0%) 등에서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강남3구에서도 송파구(39.0%)와 서초구(37.1%)를 중심으로 매물이 늘었다.

거래는 얼어붙고 강남은 맥 못추고
반면 거래시장은 위축된 상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규 신청은 3678건으로 집계됐다. 전월(2963건)보다 24.1% 늘었지만 거래가 활발했던 지난 4월(8896건)과 비교하면 58.7% 감소했다.
매물이 쌓이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도 둔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넷째 주(26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상승했다. 9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2주 연속 줄었다. 10월 둘째 주 0.16%였던 상승률은 셋째 주 0.13%, 넷째 주 0.09%로 낮아졌다.
특히 강남권에서는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 11개구의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2% 떨어졌다. 강남구(-0.38%)와 서초구(-0.35%), 송파구(-0.22%)는 일제히 하락폭이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은 일부 지역과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 거래가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강북 14개구는 0.22% 상승했다. 성북구가 돈암·길음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0.39% 오르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대문구(0.36%)와 종로구(0.35%)도 0.3%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정부, 김포 등에 8만호 가까운 주택을 2030년까지 착공할 계획
한편 국토교통부는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을 열어 7만 6700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 후보지 6곳을 추가 발표했다.
앞서 8·13 대책에서 신규 택지를 활용한 10만가구 공급 계획을 밝히면서 약 2만 7200가구 규모의 3개 입지(서울 강서·남양주 도심·경기 광주역세권2)를 우선 발표한 데 이은 후속조치다.
추가 후보지는 김포시·구리시·하남시·의정부시·고양시 소재이며, 서울 경계로부터 약 5㎞ 이내 거리인 교통 요충지로 도심 접근성이 좋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이들 지구는 이미 훼손돼 환경적 보전 가치가 낮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난개발이 진행 중이거나 우려돼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국토부는 덧붙였다.
추가된 6개 지구는 김포시 고촌읍 김포 아라(3만 7000가구), 구리시 사노동 구리 건원(1만 4600가구), 하남시 미사동 하남미사 K-컬처(1만 2000가구), 하남시 감일동 하남 감일2(6500가구), 의정부시 호원동 의정부 다락원(2600가구), 고양시 대곡동 고양 대곡지식융합(확장)(4000가구)이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신규택지 후보지가 모두 서울 경계로부터 5㎞ 이내이면서 인근에 서울 지하철이 지나거나 개통할 예정인 ‘교통 요충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포아라, 하남미사 K-컬처, 하남감일2, 고양대곡지식융합은 인근에 3·5·9호선이 지나거나 연장 사업이 추진 중이어서 서울 주요 지역이나 업무지구까지 접근성이 확보될 예정이다.
의정부다락원은 지하철 1·7호선 도봉산역까지 접근성이 좋고 구리건원은 잠실역까지 30분대 거리다.
여기에 대부분 후보지가 한강과 인접하거나 각종 천변에 위치해 직주근접(직장과 주거지 인접)과 교통 편의성은 물론 가족형 생활권까지 골고루 갖춘 완성형 생활권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된다.
정부는 ‘공공택지 최단기 착공 모델’을 통해 2030년까지 모두 착공에 들어간 다음 이르면 2033년에 첫 입주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해 시장의 공급 불안을 빠르게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정부는 이들 지구에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우수 입지와 좋은 품질을 갖춘 주택을 신속히 공급할 계획이다.
6개 지구에는 앞서 8·13 대책에 포함된 ‘공공택지 최단기 착공 모델’이 적용된다.
해당 모델은 인허가, 보상, 부지 조성 등 택지 조성 단계별 절차를 병행하고, 각종 영향평가 등에 필요한 관계기관 협의 등도 신속히 진행해 신규 택지 발표 이후 착공까지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는 내용이 골자다.

한편 정부는 신규 발표 지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투기 방지에도 주력한다.
국토부는 미공개 개발 정보를 이용한 투기 여부 등을 확인하고자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 직원 및 업무 관련자의 직계존비속까지 토지 소유 여부를 조사했으나 의심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지구와 인근 지역의 최근 3년간 거래 2917건을 대상으로 이상거래 조사 대상 654건을 선별했고, 추가 기획조사 등을 통해 위법 의심거래가 적발되면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매물이 쌓이는 가운데 수요가 높은 지역에 주택공급이 이뤄진다면
서울에 매물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건 확실히 금리 상승과 대출 억제의 효과로 보인다. 주식을 비롯해 자산 시장 전체를 초토화시키고 있는 금리 앞에 서울 아파트 시장이라고 용가리 통뼈일 순 없다. 느리지만 확실히, 금리 효과가 서울 아파트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보인다.
여기에 서울에 붙었다고 표현해도 좋은 경기도 6곳에 주택공급 계획이 발표됐다. 적정한 타이밍이다. 정부가 발표한 곳들은 수요가 높은 입지인데다 사업 진척 속도도 매우 빠를 것으로 예측된다. 패닉 바잉을 일부 눅일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 건 미군기지 반환부지(용산공원), 탄천물재생센터,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강남구 세곡·자곡동, 수서차량기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등 주택 공급 가능성이 거론돼 온 서울 내 부지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위에서 열거한 지역들에 주택을 신속히 공급해야 한다. 여기서 정부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대목은 용산공원 등이 대부분 국공유지인만큼 토지건물일체 방식의 분양물량은 최소화하고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같은 부담 가능 주택과 양질의 공공임대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해야 한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