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언론 민들레]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대강의 개편방안에 대해선 얼추 정해진 듯 싶다. 각종 공제를 줄이고 수다한 특례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보유주택수가 아니라 합산 가액 기준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것도 대강 합의된 것 같다. 관건은 이번 부동산세제 개편안이 생색내기 수준이 아니라 실효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유세 등의 부동산 관련 세금은 부동산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유동성을 일정 정도 저지하는 제방 역할을 한다. 반도체 메가 사이클 등에 기인한 성과급 및 주식에서 부동산으로의 역머니무브가 걱정되는 지금은 더욱 그러하다.
부동산 세제개편안 관련 3대 축?
언론의 보도 등을 종합해 보면 8월 초에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 방향의 핵심은 보유 주택 수 중심의 과세체계를 보유 자산가액 중심으로 전환하되, 실거주 여부와 지역, 주택 수 등을 함께 반영해 세 부담을 차등화하는 것이 될 전망이다.
개편안은 ▲보유가액 중심 과세 ▲‘표준 1주택’을 기준으로 한 차등화 ▲보유세의 점진적 강화와 거래세 완화 등 3대 축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2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주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대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세제개편 최종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제개편의 첫 번째 축은 종부세 과세 기준을 보유 주택 수에서 주택자산 합산가액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현행 종부세는 보유가액뿐 아니라 주택 수에 따라 공제액과 세율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30억 원짜리 주택 한 채를 보유한 사람보다 10억 원짜리 주택 세 채를 보유한 사람에게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앞서 진행된 의견수렴과 토론회에서도 발제자·패널 다수가 주택 수별 차등을 줄이고 보유 주택의 합산가액을 중심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보유 형태보다 납세자의 전체 주택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삼아 동일한 자산가액에는 유사한 세 부담을 지우겠다는 취지다.
두 번째 축은 통상적인 1주택자가 부담할 적정 보유세를 기준으로 세 부담을 차등화하는 방안이다. 실거주·서민·중산층·지방 주택에는 부담을 덜어주는 반면, 다주택·초고가·비거주·투기용 주택에는 부담을 더한다. 가액을 기본적인 과세 기준으로 삼되 실거주 여부와 지역, 보유 주택 수 등을 감면·가중 요인으로 반영하는 구조다.
초고가주택 기준도 앞선 경청 토론회에서는 20억~100억 원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이번 토론회에서는 30억~50억 원 수준으로 논의 범위가 좁혀졌다.
다만 서울과 지방의 주택가격 격차가 큰 상황에서 전국에 단일 기준을 적용하면 지역별로 세 부담의 체감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지역별 주택가격이나 과세표준 등을 반영해 초고가 기준을 보정하는 방안도 함께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교환할 것인가?
세 번째 축은 보유세의 점진적인 강화와 양도세 완화다.
국내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이 주요국보다 낮은 만큼 보유 부담을 높일 필요가 있지만, 세율을 한꺼번에 큰 폭으로 올리기보다는 세율과 공제액, 과세표준 등을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토론회에서 이 대통령은 “보유세 강화, 사실 강화도 아닌데, 통상적 선진국 수준으로 하려 해도 (현재의) 세 배는 올려야 한다. 그런데 세 배를 올리면 폭동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겠나”라며 “사실 과거에 해야 했던 일인데, 지금은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버렸다”고 한계를 짚었다.
보유세를 강화하는 대시 양도소득세 등 거래 단계의 세금은 낮추는 방향도 거론되고 있다. 제도 시행 전 주택을 처분할 수 있도록 일정한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에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편 정부는 27일 한 총리 주재로 부동산정책 국민대토론회를 한 차례 더 열 예정이다.
후속 토론회에서는 초고가주택 기준과 지역·실거주 감면 방식, 보유세 공제 축소 범위, 양도세 완화 및 시행 유예기간 등 세부 설계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정부는 두 차례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이달 말 또는 8월 초 세제개편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보유세의 실효적 정상화 경로를 제시한 국회 보고서
한편 22일 국회미래연구원이 보유세 한시특례와 세액공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내놓아 이목을 끌고 있다.
보고서는 우선 글로벌 측면에서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주거비·자산 격차·세대 간 부의 이전도 확대되고 있다는 부분부터 짚었다.
실제 OECD 통계에 따르면 평균소득으로 표준주택 100㎡를 구입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OECD 평균 2000년 8.8년에서 2020년 10.9년으로 늘었는데, 한국은 16.6년으로 조사 대상국 중 두 번째로 높았다.
보고서에서는 주택가격 상승이 비보유 가구의 주거비와 시장 진입 비용을 높이는 반면 보유 가구에는 자본이득으로 이어져 자산 격차를 확대한다고 짚었다. 이에 청년층의 주택 취득이 부모세대의 증여·상속 등 자산 이전에 좌우되는 경향도 커져 자산 격차가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유세의 경우 명목상 누진 구조는 강하지만 각종 특례와 공제로 실제 부담은 낮아 자산과세 기능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재산세 한시특례를 예정대로 종료하고, 종합부동산세 1주택 세액공제도 폐지 또는 축소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에서는 한국 보유세의 ‘역설’도 지적했다. 부동산 평균 실효세율은 0.147%로 일본의 약 3분의 1 수준이며, 주택분 실효세율은 미국 평균의 약 7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 누진세 구조는 갖췄지만 각종 공제와 특례가 중첩되면서 실제 세부담은 낮아졌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종부세를 내는 1주택자가 고령·저소득층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 차이가 있다는 부분도 공개됐다.
2024년 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하는 자가거주 1주택 가구의 85.9%는 서울에 거주했고, 평균 24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11년 가까이 보유했다. 가구주 평균 연령은 58.8세였으며, 60.2%가 소득 상위 10%, 74.1%는 상위 20%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종부세 과세 대상의 대부분이 서울에 거주하는 50대 후반의 소득 상위 10%라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연구진은 공시가격 상승으로 2026년 새롭게 종부세 대상에 포함되는 가구 역시 절반 이상이 소득 상위 20%일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이를 바탕으로 우선 재산세 한시특례를 종료해 지나치게 낮아진 보유세 기능을 정상화하고, 종부세 1주택 세액공제도 축소 또는 폐지해 명목 누진세율과 실제 부담의 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새롭게 과세 대상에 편입되는 12억~14억원 구간에는 분납이나 한시적 경감 등 안전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주택 수가 아니라 보유 자산 총액 중심으로 과세체계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다주택 여부보다 보유 자산가액에 따라 부담이 결정되는 방식으로 개편해 동일한 자산에는 유사한 세 부담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물론 보고서는 자산 불평등이 보유세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를 비롯한 자산과세 제도, 금리와 금융환경, 주택공급 및 주거복지 정책을 함께 연계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부동산 시장으로 밀려올 준비를 하고 있는 유동성
지금 서울 등 수도권의 부동산 시장은 태풍전야를 방불케한다. 2022년과 2023년에 금리 폭등으로 인해 하락했던 부동산 가격이 2024년부터 회복되기 시작하더니 지난해에는 급등했고 상승세가 좀체 꺾이지 않고 있다.
대출관리와 대통령의 구두개입만으로는 시장의 상승세를 잠재우기에 역부족이다. 상황이 더욱 심각한 것은 서울 등 수도권의 부동산 시장이 향후 폭발적으로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사실이다.
당장 반도체 메가 사이클 등에 힘입은 증시의 폭발적 상승으로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이미 실현했거나 실현할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증시가 미국의 나스닥처럼 글로벌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계속 우상향한다면 증시에 남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기대수익률이 다른 자산 대비해서 가장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증시는 나스닥이 아니다. 시장참여자 대부분이 증시의 상방이 닫혀있다고 판단한다면 이들은 증시에서 빠져나갈 타이밍만 노릴 것인데, 증시에서 탈출한 이들이 갈 곳이 ‘한강벨트’등에 소재한 아파트일 확률이 대단히 높다.
증시에서 올린 막대한 시세차익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한강벨트’등의 아파트 시장에 몰려든다면 대출규제나 금리인상만으로는 이들의 러시를 막을 길이 없다.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 진입하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자금은 또 있다. 반도체 메가사이클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노동자들이다. 당분간 해마다 수억원의 성과급을 받을 노동자들이 수만명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면 서울 아파트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유효수요가 갑자기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셈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한강벨트’를 위시한 서울 아파트 시장에 진입한다면 시장은 통제불능의 상태에 빠질지 모른다. 이미 가격이 급등한 동탄 아파트 시장이 좋은 선례다.
요컨대 3%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성장률과 사상 최대일 것으로 추정되는 경상수지 흑자, 증시의 폭발적 성장과 수억원대의 성과급을 받는 노동자 수만명의 출현은 분명 좋은 일이나 서울 등의 부동산 시장에는 치명적인 위협요인의 등장인 것이다.
따라서 보유세를 필두로 하는 부동산 관련 세금의 실효적인 정상화는 서울 등의 부동산 시장으로 밀려들 준비를 하고 있는 유동성에 대비한 최소한의 제방 구축이다. 튼튼하고 높은 제방을 쌓아도 시원치 않을 판에 부실하고 낮은 제방을 쌓는다면 사나운 유동성이 제방을 넘어들어와 부동산 시장을 유린하고 말 것이다. 또한 이미 너무 높이 올라버린 서울 등의 집값이 여기서 한 번 더 폭등한다면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동력도 급격히 상실되고 말 것이다.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의 실효적인 정상화가 무엇보다 긴절한 타이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