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지역 연립·다세대(빌라) 전월세 거래량이 작년보다 증가하고,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중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전월세난으로 인해 전세사기 문제 이후 외면받던 연립·다세대로 전월세 수요가 회귀하는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해 서울 연립 주택의 전세가격 상승률이 15년만에 최대폭을 기록하는 등 연립 등 비아파트 주택 전월세 시장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이재명 정부도 이같은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공급을 천명했다. 비아파트 시장의 임대차 시장 불안은 공급사이드에서 기인하 바가 큰만큼 단기간에 공급을 대량으로 하는 것이 긴절하다.
빌라 전월세 가격 뛰자 서울 32%가 갱신권 써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연립·다세대 전월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신고된 올해 1∼4월 전월세 거래 건수는 총 4만 9679건으로 작년 동기 4만 6244건에 비해 7.4% 증가했다.
직전 4개월(2025년 9월∼12월)의 4만 3807건과 비교해서는 13.4% 늘어난 것이다.
올해 4월에 계약된 전월세는 잔금 일정에 따라 아직 거래 신고 전이거나 확정일자를 받기 전인 물량들도 있어 최종 거래량은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연립·다세대의 전월세 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10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후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가격이 오르고 신규 물량이 급감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비싼 아파트 전월세를 피해 대체 주거지인 빌라로 전월세 수요가 일부 이동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전월세 가격 강세에 연립 등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 불안 가중돼
이에 따라 연립주택의 전월세 가격도 강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연립주택의 전셋값은 전월 대비 0.44% 올라 2013년 9월(0.54%) 이후 12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1∼4월 누적 상승률도 1.34%로 2011년(3.73%) 이후 동기 기준 15년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월세 상승세가 가파르다. 1∼4월 누적 상승률이 1.60%로 전세보다 많이 올랐고, 2015년 7월 관련 통계 발표 이후 동기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제 올해 1∼4월 임차인이 실제 부담한 연립·다세대 평균 전세 보증금은 평균 2억 4098만원으로, 작년 동기(2억 3323만원) 대비 775만원 상승했다.
월세액도 작년 평균 54만 8000원에서 올해 평균 56만 2000원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그간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갱신계약 비중도 늘고 있다.
올해 1∼4월 서울 연립·다세대 갱신계약 비중은 27.25%로, 작년 동기(26.73%)보다 소폭 증가했다.
특히 올해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중은 32%로 집계돼 작년 동기 24.8%에 비해 7.2%포인트 높아졌다.
연립 등 빌라 가격이 강세를 보이자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할 수 있는 갱신권을 쓰고, 2년 더 눌러살려는 임차인이 증가한 것이다.
강서구 화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중저가 아파트 단지의 전월세 물량이 동이 나자 전세사기 문제 이후 외면받던 빌라의 매매 거래가 늘고, 전월세 수요도 증가한 모습”이라며 “가격도 동반 상승하면서 서민 주거비 부담이 그만큼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2030년까지 11만호…규제완화 혜택·상가→주거 전환 등으로 민간 공급 촉진
비아파트 주택 시장의 전월세난이 극심함에 따라 정부는 비아파트 주택의 대량 공급에 총력을 경주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비아파트 신규 공급모델 도입과 금융지원 확대 등을 통해 2027년까지 4만 1000호, 2030년까지 11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지난 달 26일 밝혔다.
도심 자투리땅에 신속 공급이 가능한 도시형 생활주택 인센티브를 확대해 향후 2년간 2만 6000호, 2030년까지 7만 7000호 인허가를 유도한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1∼2인 가구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2009년 도입된 주택 유형으로, 도시지역 내 300세대 미만·전용 85㎡ 이하 주택이다. 정부는 세대 수 기준을 준주거·상업·공업지역 500세대, 역세권 700세대 미만으로 완화하고, 층수도 5층 미만에서 6층 미만으로 상향한다.
일조권 규제는 건축물 높이 10∼17m까지 정북 방향 이격거리 5m로 통일하고, 주차 기준은 지자체 재량 범위를 50∼70%까지 확대한다. 로봇주차 도입도 허용하며, 반경 300m 내 유사 시설이 있을 경우 주민공동시설 설치 의무도 면제한다.
공실 상가와 오피스 등을 프리미엄 원룸·오피스텔로 전환해 향후 2년간 1만 5000호, 2030년까지 3만 3000호 이상 공급을 추진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2000호 규모 비주거시설을 주거시설로 리모델링한다. ‘주거시설 전환 네트워크 센터’를 설치해 수요자와 설계·시공업체 매칭, 사업 컨설팅, 표준 평면도 제공도 지원한다.
또 일반공업지역 내 지식산업센터의 오피스텔 전환을 2027년까지 한시 허용한다. 주차장 추가 확보 의무를 면제하고 기숙사 입주자격 완화도 병행한다.
금융지원 대거 늘리고, 착공 미뤄진 아파트들 착공도 서둘러
한편 비아파트 사업자에 대한 건설금융 지원도 대폭 강화된다.
도시형 생활주택 사업자 대출은 2027년까지 한시 확대된다. 전용 60㎡ 이하는 연 3.4%로 최대 1억 1000만원, 60∼85㎡는 연 3.6%로 최대 1억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비주거시설을 주거로 전환할 경우 프리미엄 원룸은 5년간 실당 800만원, 오피스텔·기숙사는 14년간 호당 7000만원 규모의 연 3%대 대출을 제공한다. 모기지 보증은 감정가의 60% 이내에서 지원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비아파트 전용 특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과 분양보증도 새로 도입한다. PF 보증은 대지비 5% 또는 총사업비 1% 중 큰 금액으로 발급되며, 보증료는 20%포인트 할인된다. 분양보증료는 계약금과 중도금 총합의 0.19∼0.33% 수준이며, 오피스텔 특성을 반영한 별도 심사 기준이 적용된다.
정부는 수도권에서 착공이 지연된 약 10만호의 조기 착공도 추진한다.
인허가 후 미착공 물량은 32만 3000호이며, 이 가운데 1년 이상 지연된 물량은 아파트 9만 4000호, 비아파트 6000호다.
지연 원인은 법령 해석 차이, PF 자금난, 공사비 분쟁 등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주택사업 관련 주요 협회와 함께 ‘현장 애로해소 지원센터’를 운영해 제도 개선과 사업 정상화를 지원하고, 사업성이 확보된 사업장에는 금융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내부 규정은 즉시 개정하고, 법령 개정도 3개월 내 마무리할 방침이다.
정부는 매입임대에 이어 비아파트를 활용해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2일 전월세난 완화를 위해 2027년까지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호를 공급하고, 이 가운데 6만 6000호를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규제지역에 집중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