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부동산VIEW]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이 임박했다. 서울 등 수도권의 부동산 시장이 상승을 거듭하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자 가급적 세금을 동원하지 않으려던 이재명 정부도 입장을 바꿀 수밖에 없어 보인다. 보유세 등의 세금 관련해 현재로선 개편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 듯 싶다.
부동산 관련 세금이 보유자와 매수대기자들에게 실효적인 부담을 주는 수준까지 증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은의 기준금리 상승과 맞물려 부동산 관련 세금이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결정된다면 시장은 급속도로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 현재 논의되고 있는 부동산 관련 세제 개편안의 대강
16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세제 합리화 방안 연구 용역 수행자로부터 최근 중간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양도세가 연구 용역에서 핵심 주제로 다뤄졌다. 종부세의 경우 1주택이면 거주하지 않아도 과도한 공제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 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현재는 1주택을 5년 이상 보유하면 기간에 따라 20∼50%까지, 소유자가 과세기준일 현재 만 60세 이상이면 연령에 따라 20∼40%를 각각 세액공제하게 돼 있다. 이 두 가지 공제는 거주 여부와 상관 없이 80% 한도로 중복 적용이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집이 비쌀수록 공제 혜택이 커지는 셈이다.
투기를 억제하려면 초고가 주택 보유 부담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중간기착지로 삼고 강남·서초·송파를 최종기착지로 삼는 상급지로의 1주택 갈아타기 수요가 최근 서울 등의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주된 원인이라 할 때 당국의 이런 판단을 적확하다 할 것이다.
관건은 초고가 주택의 기준, 즉 어떤 금액대를 기준으로 본격적으로 보유세 부담을 올릴 것인지다. 이와 관련해 당국은 최근 주택 가격 변화와 시장 동향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현재 1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12억원 미만이면 종부세를 내지 않는다. 근래에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공시가격도 오르면서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되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한남동의 ‘나인원한남’은 전용면적 273㎡짜리가 실거래가 250억원에 거래되는 등 초고가 아파트도 등장하고 있다.
종부세액에는 주택공시가격, 기본공제금액,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세액공제, 세부담상한 등이 영향을 미치는데 당국은 이를 적정하게 조합해 정책 목표에 맞게 최종적인 부담액 수준을 조정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재는 공시가격을 매길 때 현실화율 69%를 적용한다. 종부세를 산정할 때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이고 기본공제는 1주택자 12억원·다주택자 9억원이다. 세율은 2주택 이하는 0.5∼2.7%이고, 3주택 이상이면 0.5∼5.0%를 적용한다. 종부세 상한은 전년도 보유세(재산세·종부세 합계액)의 150%로 규정돼 있다.
정부는 종부세를 강화하되 세액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의 적용 시기를 단계적으로 설정해 그 사이에 비거주·투기용 주택을 매각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
한편 주택 수와 가액 중 어느 쪽을 과세 기준으로써 중시할지도 쟁점으로 논의 중이다. 현재는 고가 1주택과 중과세율이 적용되는 3주택의 공시가격 합산액이 동일(예: 3억원 1주택과 10억원짜리 3주택)하더라도 3주택 쪽이 기본공제액이 작고 중과세율이 적용돼 종부세가 더 많이 나온다.
양도소득세와 관련해서는 장특공제의 거주 공제를 높이고 보유 공제를 낮추거나 폐지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현재는 1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하면 거주하지 않았어도 양도차익에 12∼40%의 공제율을 적용한다. 이런 혜택이 투기 수요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는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거주 기간(2년 이상)에 따른 공제(8∼40%)를 합하면 최대 80%라는 파격적인 공제율을 적용받을 수 있어 이른바 똘똘한 한 채 보유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거주하지 않고 투기목적으로 가지고 있어도 보유 기간만 길면 꽤 높은 비율로 공제받을 수 있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보유 공제를 아예 없애고 거주기간에만 최대 80%의 공제를 적용해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아닌 ‘장기거주소득공제’로 급격하게 전환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다만 공제율 일괄적으로 갑자기 변경했을 때 생기는 충격 등을 고려해 중저가 주택보다는 초고가 주택 위주로 정교하게 공제 축소·폐지를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비조정 지역이면 다주택자도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보유기간에 따라 최대 30%까지 장특공제가 적용되고있는데 이 역시 개편할지 주목된다.
당국은 초고가 아파트 등에는 보유 부담을 늘리고 양도차익에 더 무겁게 과세하되, 어렵게 내 집을 마련한 중저소득층의 세 부담은 되도록 커지지 않도록 다양하게 사례를 분석 중이다. 아울러 비거주 주택은 빨리 팔수록 유리하도록 단계적으로 양도세 부담이 늘어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대출한도 6억에서 3억으로 낮춘 국민은행
정부가 부동산 관련 세제 개편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부동산 관련 대출 조이기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번달 10일부터 주택구입자금대출 최대 한도를 3억 원으로 제한했다. 지난해 6.27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및 규제지역 주담대 한도는 최대 6억 원인데 국민은행이 자체적으로 한도를 추가 축소한 것이다. 25억 원이 넘는 주택에 대해서는 한도 2억 원이 적용된다.
비수도권의 경우 기존에는 별도 한도 제한이 없었으나 이번 자율 규제로 3억 원으로 일괄 축소하기로 했다. 단 집단대출(중도금, 이주비, 잔금), 기금대출, 보금자리론, 전세사기피해자구입·경락잔금대출은 별도로 한도를 축소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은행이 한도 자체 축소라는 초유의 규제를 도입한 것은 금융당국이 4.1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은행권 한정, ‘월별 주담대 총량 목표치’를 부여한 영향이다. 기존에는 가계대출에 대해 월별 목표치를 부여했으나 4월부턴 주담대도 별도 목표치를 두고 증가세를 관리하고 있다. 분기별로 총량 관리 목표의 25% 내에서 취급하도록 하며, 1분기 관리 목표를 초과하면 2분기 관리 목표에서 즉시 차감토록 해 관리 수준을 더 강화했다.
또한 국민은행은 한도 축소 외에도 타은행 상환조건부 대출도 이미 제한하고 있다. 타은행 신용대출 상환 후 국민은행에서 다시 대출받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타은행에서 국민은행으로의 갈아타기 접수도 중단한다.
은행권에선 다른 은행권으로 한도 축소 규제가 확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대출은 부동산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단기적으로 미치는 요인이다.
◆ 올해 두 번 기준금리 올릴 가능성이 농후한 한국은행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금리도 오른쪽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6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2.50%에서 2.75%로 올렸다. 3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이다.
물가와 집값과 환율이 모두 기준금리 인상을 지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을 주저하게 만들었던 유일한 요인인 성장률은 3%전망치까지 나오는 등 근심할 필요가 줄어들었다.
시장에선 이번 0.25%포인트 인상 이후 10월에도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 대출한도 줄고 금리 올라가고 세금까지 늘어난다면
우리가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건 대출한도가 극적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최소 2회 이상 올릴 가능성은 기정사실에 가까울 정도로 높다.
만약 여기에 더해 부동산 관련 세금이 주택 보유자 및 매수 대기자들이 지금까지 유지해 온 기대수익률 전망치를 유의미하게 잠식할 수준으로 변경된다면 서울 등의 아파트 시장 공기는 빠르게 냉각될 확률이 높다.
보유세 등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해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까닭이다.
